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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책임 미루는 사이 문화재 안전 금갔다" 경주 남산의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이 불상 주변

박근닷컴 2012. 6. 7. 21:52

관리책임 미루는 사이 문화재 안전 금갔다

市·문화재청·국립공원 현장조사 후에도 늑장 대응

경주 남산의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이 불상 주변의 풍화와 암반의 균열로 인한 대규모 낙석 발생으로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경주] 경주시와 문화재청이 풍화와 암반의 균열 등으로 대규모 낙석 발생이 우려되는 문화재에 늑장 대응해 비난을 받고 있다.

경주 남산(배동 산 72-6)의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경북도 유형문화재 제158호) 주변에 최근 심한 암반 균열현상이 발생했다. 경주 남산을 관리하고 있는 경주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해 5월 문화재 보호 및 탐방객 안전 확보를 위해 경주시에 낙석발생에 대한 현황을 통보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15일 국립공원연구원으로 구성된 ‘낙석위험 지역 전문가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낙석 및 대규모 사태발생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판단한 뒤 이같은 사실을 경주시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4월7일 문화재위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마애석가여래좌상 낙석위험 대책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또 같은 달 26일 문화재청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조사를 실시, 긴급 예산 배정과 향후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립공원측이 문화재 보호 및 탐방객 안전을 위해 경주시에 협조를 요청한 지 거의 1년여 만에 현장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마애석가여래좌상은 높이 7m, 너비 5m나 되는 거대한 자연 바위벽(岩壁)에 6m 높이로 새긴 석가여래상이다.

국립공원은 마애석가여래좌상 주변 암벽의 풍화로 전체적 균열 및 파손이 진행됨에 따라 대형 낙석발생 등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지난 2월26일부터 마애석가여래좌상~바둑바위 구간에 대해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긴급 통제에 들어갔다. 그동안 경주시는 풍화로 암반 균열이 발생한 곳이 불상 주변의 암벽으로,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립공원으로 보수정비를 떠넘겨 왔다.

특히 경주시는 2008년 9월~2010년 4월 2억3천900만원(경북도·경주시 각 1억1천950만원)을 들여 마애석가여래좌상 보수정비 사업을 벌이면서 문화재만 보수정비했다. 당시에도 불상 주변의 풍화와 암반 균열 등이 발생했으나 예산부족으로 문화재의 수지처리, 배수로 정비 등만 실시했다는 것이 경주시의 설명이다.

결국, 경주시와 국립공원의 관리 범위로 인한 책임전가와 예산 문제, 문화재청의 안일한 대응 등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남산의 유물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 관계자는 “경주시는 문화재청에서 위탁을 받아 문화재를 관리하고, 국립공원은 공원을 관리하는 체제여서 관리업무를 두고 수없는 논란이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책임회피를 위해 서로 떠넘기다보니 늑장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2010년 4월 완료된 보수정비 사업 때도 불상 주변에 균열 등이 발생했으나 예산부족으로 문화재만 보수정비했다”며 “지난달 23일 문화재청으로부터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설계를 거쳐 오는 8월쯤 불상 주변의 부석 제거 등 관련 보수정비 사업을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