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본존불의 상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 분야는 공개된 정보가 없고 전문가도 드물다. 두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는 “위험하다”는 쪽이며, 석굴암 관리를 맡은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연구관은 “좀 더 지켜보자는 쪽”이다. 그들의 의견을 종합해 봤다.
이 교수는 “석굴암은 상부의 본존불과 하부의 대좌, 동자주(童子柱·작은 수직다리) 등으로 구성된 조각작품이라 일반 건물과 달리 안정성을 검토하기가 까다롭다. 또 암석을 정으로 쪼아서 만든 벽면은 울퉁불퉁해서 응력(외부 압력에 저항하는 힘) 분포가 복잡하므로 정밀한 프로그램으로 구조 안정성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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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본존불의 좌측 무릎 방향에 응력이 집중되며 대좌가 깨지고 그 밑 동자주의 암석이 떨어져 나가고 비틀어지는 현상들은 초기 파기 상태에 해당한다. 언제 갑자기 부러져 본존불의 붕괴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며 “그런데 문화재청은 균열이 가장 큰 곳에 직경 3㎜ 정도의 원형 금속판을 붙여 초보적인 계측방법(Crack gauge)을 쓰고 있다. 많은 균열이 발견됐는데 계측기만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석재 문화재의 특수성을 거론했다. 일반 토목공사와 달리 석재 문화재의 균열은 보강재를 쓰더라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균열이 커지다가 갑자기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불국사 석가탑의 사례를 들었다. “1995년 석가탑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기술자문회의에서 계측이 결정됐고, 2005년 석가탑 기단부가 벌어졌지만 계측기로 지켜만 보다가 큰 변화가 없자 2010년 중순 계측기를 제거했는데 6개월 뒤인 그해 12월 대규모 균열이 발생해 해체 수리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암석의 균열을 지켜만 보면 위험하다는 석가탑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진동의 원인을 단정할 수 없으며, 당장 위험이 닥칠 것 같은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좌 하단에서 폭이 최대 2㎜에 가까운 수평 방향 균열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석재의 결에 따라 팽창과 수축이 달라 생길 수 있는 균열’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관은 균열 자체도 석굴암 조성 당시까지 소급할 만큼 오래된 것이라 ‘진행형’을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문화재연구소 보고서가 ‘석굴암 전체적으로는 좌대 기단 전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진동 수준이 측정됐다’고 명시한 것에 대해선 균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안전을 다루는 전문인력이 2명밖에 안 돼 예산과 인원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관리 훼손에 따른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면 처벌이 두려워서라도 석조 문화재를 제대로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은 쌍둥이 석굴암 제작을 주장했다. 그는 “석굴암과 똑같은 모양의 쌍둥이 석굴암을 석굴암 주위에 만들려고 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와 예산 문제로 실패했다”며 “지금이라도 이를 다시 추진하고, 국회가 석굴암 보수 등에도 예산을 배정해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이 온전히 복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안성규·이영희·이승호 기자, 사진 박종근 기자, 김종록 문화융성위원·작가·객원기자, 김호석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이 교수는 “석굴암은 상부의 본존불과 하부의 대좌, 동자주(童子柱·작은 수직다리) 등으로 구성된 조각작품이라 일반 건물과 달리 안정성을 검토하기가 까다롭다. 또 암석을 정으로 쪼아서 만든 벽면은 울퉁불퉁해서 응력(외부 압력에 저항하는 힘) 분포가 복잡하므로 정밀한 프로그램으로 구조 안정성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존불의 좌측 무릎 방향에 응력이 집중되며 대좌가 깨지고 그 밑 동자주의 암석이 떨어져 나가고 비틀어지는 현상들은 초기 파기 상태에 해당한다. 언제 갑자기 부러져 본존불의 붕괴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며 “그런데 문화재청은 균열이 가장 큰 곳에 직경 3㎜ 정도의 원형 금속판을 붙여 초보적인 계측방법(Crack gauge)을 쓰고 있다. 많은 균열이 발견됐는데 계측기만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석재 문화재의 특수성을 거론했다. 일반 토목공사와 달리 석재 문화재의 균열은 보강재를 쓰더라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균열이 커지다가 갑자기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불국사 석가탑의 사례를 들었다. “1995년 석가탑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기술자문회의에서 계측이 결정됐고, 2005년 석가탑 기단부가 벌어졌지만 계측기로 지켜만 보다가 큰 변화가 없자 2010년 중순 계측기를 제거했는데 6개월 뒤인 그해 12월 대규모 균열이 발생해 해체 수리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암석의 균열을 지켜만 보면 위험하다는 석가탑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리책임자인 김 연구관은 돌을 다루기가 어렵다는 점에 대해 이 교수와 의견이 같다. 그는 “석조를 아무리 정밀 가공해도 윗돌과 아랫돌이 100% 맞물리지 않는다. 미륵사지 석탑의 경우처럼 접촉 면적이 4%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진동의 원인을 단정할 수 없으며, 당장 위험이 닥칠 것 같은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좌 하단에서 폭이 최대 2㎜에 가까운 수평 방향 균열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석재의 결에 따라 팽창과 수축이 달라 생길 수 있는 균열’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관은 균열 자체도 석굴암 조성 당시까지 소급할 만큼 오래된 것이라 ‘진행형’을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문화재연구소 보고서가 ‘석굴암 전체적으로는 좌대 기단 전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진동 수준이 측정됐다’고 명시한 것에 대해선 균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안전을 다루는 전문인력이 2명밖에 안 돼 예산과 인원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관리 훼손에 따른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면 처벌이 두려워서라도 석조 문화재를 제대로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은 쌍둥이 석굴암 제작을 주장했다. 그는 “석굴암과 똑같은 모양의 쌍둥이 석굴암을 석굴암 주위에 만들려고 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와 예산 문제로 실패했다”며 “지금이라도 이를 다시 추진하고, 국회가 석굴암 보수 등에도 예산을 배정해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이 온전히 복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