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속공예술 뿌리 '신라냐 가야냐' 논쟁
백제 목관묘서 발견한 4세기 龍무늬 금동허리띠… 5세기 일본 유물과 꼭 닮아
'숙제'가 60년 만에 해결됐다.'일본 금속공예술의 기원이 신라냐 가야냐'를 두고 팽팽했던 고고학계의 논란이 작년 11월 출토된 유물 1점으로 풀리게 됐다. 일본 5세기 초~중반 무덤인 오사카 시치칸(七�l)고분에서 용(龍)무늬 금동 허리띠(교토대박물관 소장)가 출토된 것은 1947년. 일본 고고학자들은 선명하게 새겨진 용무늬를 보며 감탄했다. "이 무늬가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시베리아 기마민족이 한반도를 거쳐 가져온 기술이라는 설이 지배했다. 1990년대 초 신라 무덤인 강릉 초당동 고분 등에서 용무늬 금동 허리띠가 출토되면서 '신라기원설'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한쪽에선 제철 강국인 가야에서 넘어왔다는 이론도 대두됐다.
- ▲ 한국고고환경연구소·이한상 교수 제공
이한상 대전대 교수(삼국시대 장신구 전공)는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금속공예품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일본 고분시대 금속공예술의 기원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런 형식의 용무늬 금동 허리띠는 시치칸 고분을 비롯해 일본에서 3점, 신라 무덤에서 3점이 출토됐다. 이번에 발견된 용무늬 허리띠는 이 중 가장 시기가 이르다.
이 교수는 "이번에 출토된 백제 허리띠의 용 문양과 일본 시치칸 고분의 용 문양은 동일한 도안"이라며 "백제의 선진문화가 신라와 일본으로 각각 전파돼 일본 고분시대의 금속공예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