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석가탑 사리, 다시 천년의 잠에 들다
(경주=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주 불국사 석가탑(삼층석탑, 국보 제21호) 사리가 다시 석탑에 봉안돼 천년의 깊은 잠에 들었다.
16일 오전 불국사 경내에서 스님과 신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경주시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석가탑 사리장엄구 봉안식이 열렸다.
이날 봉안식은 스님들이 푸른색 보자기로 감싼 사리장엄구를 들고 이동하는 행렬로 시작됐다.
봉안기 읽는 회주 성타스님 (경주=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주 불국사 석가탑(삼층석탑, 국보 제21호) 사리와 봉안구가 16일 오전 다시 봉안됐다. 이날 열린 봉안식에서 회주 성타스님이 봉안기를 읽고 있다. 2015.9.16 psh59@yna.co.kr
스님들은 대웅전 앞을 지나 석가탑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가설 덧집 안으로 들어갔다. 행렬을 지켜보던 사부대중은 조용히 합장한 채 고개를 숙였다.
사리장엄구는 석가탑 앞에 마련된 단상 위에 놓였고, 봉안에 앞서 짧은 불교의식이 거행됐다. 반야심경 암송과 헌화에 이어 회주스님이 봉안사를 낭독했다.
"사리는 영롱하고 투명하며 어떤 보배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신라의 꿈이 담긴 석가탑에 2015년 9월 16일 사리를 안치합니다. 오늘 사리가 봉안되면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1천년이나 2천년 후에 공개될 겁니다. 모두 성불하시기 기원합니다."
마침내 사리와 장엄구, 불국사 삼층석탑 수리기는 석탑 2층 몸돌에 있는 가로, 세로 각각 41㎝ 크기의 빈 공간인 사리공(舍利孔)에 봉안됐다.
이날 석탑으로 돌아간 사리는 2013년 해체공사 도중 수습한 것으로 전체 46과 가운데 28과만 안치됐다. 나머지 18과는 불국사 성보박물관에 두기로 결정됐다.
봉안식은 지상에 있던 6.3t 무게의 육중한 옥개석(屋蓋石. 지붕처럼 덮은 돌)을 들어올려 2층 몸돌을 덮는 것으로 끝났다. 제자리로 간 사리장엄구는 곧바로 옥개석 아래로 자취를 감췄다.
석가탑은 통일신라시대 경덕왕 원년(740)에 김대성이 불국사를 발원하면서 세웠다. 고려 초기인 현종 시대에 경주 일대를 덮친 지진으로 일부가 파괴되자 대대적으로 수리했으며, 이후 천년을 버티다 1966년 도굴꾼이 탑재 일부를 훼손하면서 해체됐다.
이때 해체를 진행하다 2층 옥개석을 들어내리는 과정에서 돌이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공사를 중단하고, 2층 몸돌 사리공에서 사리장엄구만 수습한 채 다시 탑을 올렸다.
당시 사리공에서는 은제 사리내·외합, 금동사리합,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공양품 등 유물 40여건이 발굴됐다. 그중 28건은 국보 제126호로 지정됐다.
이후 상층기단 일부를 비롯해 곳곳에서 균열과 이상이 발견되자 문화재위원회가 2010년 12월 16일 해체 보수를 결정했다.
2012년 9월 부재 해체에 돌입했고, 2013년 4월 사리장엄구를 꺼냈다. 그해 7월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불입상(金銅佛立像) 1점을 발견했다.
지금은 균열 부재의 보존처리를 마친 뒤 탑신 조립 공사를 진행해 2층까지 쌓아올린 상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올해 안에 3층 탑신과 상륜부(上輪部) 조립을 완료하고 가설 덧집을 해체할 예정이다. 이를 기념해 11월에는 석조문화재 수리와 보존관리를 주제로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강순형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석탑은 부처의 유골을 넣은 무덤을 의미하는데, 석가탑의 주체인 사리를 재봉안하면서 해체 복원이 막바지로 접어들게 됐다"면서 "석탑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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