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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글] 이근직 교수 명면에 붙여~ -송재건-

박근닷컴 2011. 6. 20. 11:46

이근직 교수 명면에 붙여~

송재건, [다음 카페 : 경주박물관대학 문화재 연구반] 2011.06.18. 02:12

 

                 죽음

 

죽음은 늘 내 곁에 붙어 다닙니다.

오늘 죽는다 해도 나는 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렇게 급작스런 죽음 앞에서는

신을 원망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한 친구...

내가 가장 존경한 교수...

나는 그의 수더분하고 그의 뜨거운 열정을 사랑 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문화재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사랑했습니다.

 

‘이근직’ 교수님....

 

그분이 오늘 교통사고로 돌아 가셨습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 진 것입니다.

늙은 나를 데려가지....

왜 그분을 먼저 데려 가셨는지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이제 신라의 능묘에 대하여 명 강의를 누구에게 듣습니까?

끊임없이 연구하고, 끊임없이 학생들과 호흡하면서

우리에게 문화재 관련 강의와 현장 답사를 해 주신 그분....

이제 그분의 카랑카랑한 강의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살맛을 잃게 합니다.

 

경주의 보물...

경주를 가장 사랑한 교수....

그리고 경주박물관과 경주박물관 대학을 사랑하셨던 분...

특히 경주박물관대학의 모든 교과 과정을 짜시고

좋은 강사들을 일일이 섭외하여 알찬 강의를 듣게 해주신 분...

우리는 결코 그 분의 열정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고,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고 괴로워

그 분의 죽음을 인정할 수가 없어 오늘 술에 만취 했습니다.

취하지 않고는 그 분의 죽음 앞에 나 설 수가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죽음은 필연이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죽음을 찾아온다면 우리는 신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근직 교수....

그 분은 아직도 할 일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특히 경주에서 문화재 관련 못 다한 일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우리들은 그분으로부터 경주의 역사를 배웠고....

그분으로부터 신라능묘에 대하여 배웠습니다.

멀게는 인도, 중국을 거쳐 일본의 역사를 배웠고....

삼국시대와 고려 그리고 조선 시대의 능묘에 대하여 배웠습니다.

 

그 분의 현장감 넘치는 강의와 답사 때는 늘 학생들로 북적였고

배움의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이제 그 분이 없으니 누구한테 열정을 배울 것이며...

어느 교수한테 한국의 능묘제도에 대하여 배우겠습니까.

 

이근직 교수님은 가셨지만....

그분의 부인과 자녀들은 또 어찌 합니까.

그분의 가족들을 위로하고

그분의 명복을 간절히 빕니다.

 

나는 머지않아 하늘나라에서 그분을 만나

엊그제 나눴던 것처럼 소주한잔 나누며

경주를 걱정하고 우리 문화재를 걱정할 것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송재건 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