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가을 전시가 본격화됩니다.
중앙박물관에서 올해 회심의 가을 전시를 준비했는데요. 바로 <초상화의 비밀>입니다.
내일, 그러니까, 9월 27일(화)부터 시작하여 11월 6일까지 6주간 전시가 열립니다.
이번에는 동서양의 초상화를 비교한다고 하는데, 이 점에서 더욱 관심이 생길 듯합니다.
대략 어설프게 대책없이 말하면, 서구 철학이나 미학론의 중심에는 멀리 플라톤까지 거슬러 가는데, 이상적인 이데아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참된 철학이고, 그 이데아의 표출된 모습이 현상이라는 이분법을 전개합니다.
그래서 현상은 그래도 본질은 그렇지 않다는 세간의 논쟁 역시 여기에 근저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 일상 대화에서도, 남의 뒷담화에서, "걔..겉 모습은 그럴 듯하지만 실제는 안그래, 호박씨야..." 하는 것도, 뭔가 특정한 본질을 두고, 그 행태의 변화에 현혹되지 말라는 듯이, '험한'(?) 얘기를 하곤 합니다.
여튼, 여기서 사실주의 미학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를 똑같이 재현해 내는 데 몰두하게 되는데, 르네상스기 원근법이나 해부학, 명암법, 색채 등이 모두 사물이나 인물을 똑같이 그리기 위한 기법으로 발명이나 발견이 되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천재로서 추앙받는 것도 원근법과 해부학적 탐구에 기초하여 그림을 그림으로써 정확하게 묘사한 것 때문입니다.
물론 서양의 경우도 사실처럼 그리는 데 몰두하다보니, 더 나아가 고상하게 고전적으로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다보니, 생동감이 없어져 현실과 괴리되는 문제점도 나와, 나중에는 루벤스처럼 생동감을 강조하기 위해 색채를 활용하거나, 렘브란트처럼 <자화상>을 그리면서 '정신'을 담고자 노력했던 위대한 화가들도 나타나게 됩니다.
조선의 회화 역시 붓과 먹을 이용해, 사실주의 기법으로 세부적으로 털하나까지 놓치지 않고자 하고, 정신까지도 표현해야 한다는 회화정신을 가지고 있는데요. 입체감은 없다고 하더라도, 사실적 접근을 극대화함에 따라 정신성까지 표현하려는 진지한 탐구의 정신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그리고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거친 뒤 청나라와 교류하고, 서양의 과학기술과 문물이 도입되면서 서양화법도 유입, 원근법이나 명암법이 도입되는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서구의 발명품들이 사실성을 얻기 위해 도입되는 과정인데, 사진이 등장하기 전까지, 동서양의 문화 교류는 화법의 교류와 변화를 낳게 됩니다.
조선후기 서양문물의 도입이 가져다준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데요. 특히 왕릉반에서 다음달에 0사도세자와 정도대왕의 왕릉인 융건릉을 가는데,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지은 원찰인, 수원 용주사에는 김홍도가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후불화'에 명암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흥미를 주고 있습니다.
이는 얼마전 KBS <명작스캔들>에서도 다루어진 바 있습니다. 당시 청나라와 교류하면서 조선의 유학 지식인들이 느꼈던 문화적 충격이나 서양화법의 도입에 대해서는 <이성미 교수> 등의 책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아무튼, 15세기 원근법의 발명으로 사실화의 대전기를 마련했던 서양화, 그리고 그를 적용하는 초상화가 이번 조선의 초상화 전에서 함께 비교가 되고, 또 18세기 조선에 도입되면서 초상화에 명암법 등이 나타나는 조선과 서양의 화법 교류 등이 이번에 함께 공시적으로 전시된다고 하니, 흥미롭습니다.
저 역시 차후 나들이를 갈 생각이나, 아직 구체적인 것은 차후 잡아 올리겠습니다만, 의궤 등처럼 나문답 회원 님들 중에서 누군가 '번개'를 치시면 또한 즐거울 듯합니다. ㅎㅎ
아래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내놓은 전시 설명 자료입니다. 참고하세요~
◆ 전시 개략
전시명 초상화의 비밀
전시장소 기획전시실
전시기간 2011-09-27~2011-11-06
* 휴관일 알림
ㅇ 개관 : 2011.10. 3.(월) | 휴관 : 2011.10. 4.(화)
국립중앙박물관은 9월 27일부터 11월 6일까지 기획특별전 “초상화의 비밀”을 개최하여 한,중,일의 초상화와 서양화를 한 자리에 모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이번 특별전은 향후 초상화를 연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미공개작과 미국 등 해외에 소장된 초상화, 그리고 일본, 중국의 초상화를 함께 전시합니다. 이와 더불어 초상화의 기능과 조형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초상화의 제작 과정 등을 소개하고, 복식과 영당을 입체적으로 재현할 예정입니다.
전시는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 초상화 발전의 중심 공간이었던 왕실의 통치자 초상과 삼강오륜에 기반하여 군신, 붕우, 부자, 부부 등의 초상화를 1,2부로 나누어 살펴보고, 3,4부에서는 초상화의 조형성과 특성에 초점을 두고, 전통에서 보다 자유로운 개성과 자아의식이 반영되는 초상화의 면모를 선보일 것입니다.
이 전시에는 윤두서의 <자화상>을 비롯하여 임금과 신하, 부자, 부부, 여인상 등 우리들에게 귀감이 되는 초상화 200여점이 출품됩니다.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서양의 초상화와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로서, 대상의 정신세계를 포착하여 사실적으로 담는 데 능했던 한국 초상화의 독자성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 상세 내용
[기획특별전] 2011년 기획특별전 “초상화의 비밀 The Secret of the Joseon Portraits”
조선시대 초상화 명작이 한 자리에
- 조선 최고의 초상화가 이명기와 바로크의 거장 루벤스의 대결도 볼만
◦ 전시명 : 2011년 기획특별전 “초상화의 비밀 The Secret of the Joseon Portraits”
◦ 기간 및 장소 : 2011.9.27~2011.11.6(6주간)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전시품 및 규모 : <태조어진> 등 조선을 중심으로 아시아·유럽의 초상화 200여점
한국의 미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조선시대 초상화의 명작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9월 27일부터 기획특별전 ‘초상화의 비밀’을 통해 ‘태조어진’, ‘윤두서자화상’, ‘이재초상’과 같이 이미 잘 알려진 초상화는 물론,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이명기, 김홍도, 박동보, 김희겸, 조중묵, 이한철, 채용신 등 당대 최고라 불려진 대가들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국보급 초상화들을 대거 출품하여 주목을 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유럽의 초상화까지 망라하는 국제적 시야에서 조선시대 초상화를 조망하는 최초의 전시로서 총 200여점에 달하는 전시규모는 국내 초상화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초상화 발전의 중심 공간이었던 왕실 내 통치자의 면모와 유교 도덕의 기본이 되는 삼강오륜에 기반을 둔 군신 관계와 사대부 가문의 초상을 살펴보게 되는 1,2부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초상에서 벗어나 자아의식과 정체성이 부각되고 동시에 자유로운 개성과 존재감을 반영하는 일상생활 속 초상화, 사진 도입으로 초상화가 전통으로부터 쇠락해가는 양상을 3부와 4부에서 각각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시대 최고 초상화가로 손꼽히는 이명기와 바로크의 거장 페터르 파울 루벤스의 초상화 대결. 임진왜란때 왜군에 포로로 끌려간 안토니오 꼬레아로 널리 알려진 초상 속 인물이 네덜란드 스펙스 무역관장에게 발탁된 조선의 전직관리였음을 밝힌 이번 전시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가 초상화에서 입었던 철릭과 함께, 조선 최고의 초상화가로 불리우는 이명기의 ‘서직수초상’을 최초로 비교 전시하였다. 이명기와 루벤스 중 승리는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지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전시는 조선의 역사를 빛낸 위인을 소재로 한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관람객을 조선의 역사와 문화 그 생생한 현장으로 초대하며, 관람객은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정몽주, 이순신, 논개의 충절, 청백리의 영원한 사표 황희정승과 어사 박문수, 오성과 한음의 우정 등의 이야기를 역사 주인공의 얼굴을 직접 마주하며 이야기를 전해듣는 듯한 체험을 갖게 된다.
아울러 초상화의 초본과 정본을 통해 그 제작과정에 대한 전모를 이해하고, X-선과 적외선 촬영을 통해 초상화의 이면에 감추어진 또 다른 그림의 실체를 파악하는 등 평소에 볼 수 없던 초상화의 감춰진 모습을 다각도로 접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담당 큐레이터는 대륙적 스케일의 중국 초상화보다 겸손하고, 섬세한 분위기의 일본 초상화보다 절제된 조선의 초상화는 ‘터럭 한올’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형상의 진실성을 통하여 궁극적으로는 내면의 혼과 인격을 드러내고자 하였던 점에서 시각적 사실주의를 추구한 서구의 초상화 일반을 뛰어넘는 한국 미술의 위대한 성취라고 평가한다. 향후 초상화 연구의 새로운 초석을 제공하고, 조선시대 초상화에 대한 시각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이번 전시는 11월 6일(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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