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북 경주시 외동읍 괘릉으로 중국·우즈베키스탄 등 국내외 실크로드 연구자 30여 명이 모여들었다.
경북도가 마련한 전날 ‘경주 실크로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뒤 신라의 실크로드 관련 유적을 답사하는 자리였다.
이들을 안내한 ‘무함마드 깐수’ 정수일(78)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은 “괘릉의 힘 넘치는 무인석은 서역인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옷차림이며 얼굴 모습, 머리에 두른 끈, 손에 든 무기, 돈주머니를 찬 점 등으로 미뤄 소그드(우즈베키스탄)인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을 거쳐 신라에 들어온 상인일 수 있다는 추정이다.
정 소장은 “소그드인이 능을 지키는 석상으로까지 등장하는 것은 당시 이들이 신라에 집단부락을 형성했을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라며 “『삼국사기』 김춘추전에도 소그드인 호위병 기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신라가 로마나 지중해 연안 국가와 교류한 흔적들도 제시했다.
천마총의 천마도(5∼6세기)와 상원사 동종의 비천상(725), 성덕대왕 신종의 비천상(771) 등에서 보이는 ‘천마’ ‘비천’은 그리스·로마의 신화 속 영물로 설명했다. 신라의 장식보검(계림로단검)이나 80여 점의 유리그릇·구슬 등은 4∼5세기 지중해 연안에서 유행하던 양식이나 후기 로만글라스 유물로 분석했다. 또 가야와 신라에서 출토된 각배(角杯)는 전형적인 헬레니즘 공예로 그리스·로마 문화와 닿아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1965년 불국사에서 출토된 돌십자가(7∼8세기)와 경주 일원에서 발견된 성모 마리아상(7∼8세기) 등은 고대 동방기독교인 경교(景敎)의 신라 전래를 강력 시사한다는 주장이다. 중세 아랍 문헌에도 아랍·이슬람은 신라로부터 비단·검·도기 등 11종의 물품을 수입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우즈베키스탄 국립고고학연구소 압둘하미드 아나르바에브 부장과 자말리딘 미르자아흐베도브 지도연구원은 동서 교역의 핵심 역할을 한 소그드인이 신라까지 진출했다는 국내 학계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특히 괘릉의 무인석상을 처음 본 이들은 “소그드인이 틀림없다”며 “돌아가 비슷한 유물을 확인한 뒤 비교 논문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자말리딘은 삼국시대 조우관(鳥羽冠, 깃털을 꽂은 모자)을 쓴 사신도가 그려진 사마르칸트의 아프로시압 벽화 발굴에 참여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요즘 내년 이스탄불(터키)-경주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실크로드를 재정립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실크로드가 동로마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에서 시작해 동쪽 끝은 중국이 아닌 신라까지 이어졌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이를 위해 국제학술대회에 이어 내년 초에는 경주에서 사마르칸트를 거쳐 이스탄불까지 실크로드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경북도 이주석 행정부지사는 “천년 신라의 존속과 번영은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 교류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경주를 실크로드의 중심 도시로 육성해 실크로드 교류협력은 물론 경제통상 확대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마련한 전날 ‘경주 실크로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뒤 신라의 실크로드 관련 유적을 답사하는 자리였다.
이들을 안내한 ‘무함마드 깐수’ 정수일(78)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은 “괘릉의 힘 넘치는 무인석은 서역인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옷차림이며 얼굴 모습, 머리에 두른 끈, 손에 든 무기, 돈주머니를 찬 점 등으로 미뤄 소그드(우즈베키스탄)인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을 거쳐 신라에 들어온 상인일 수 있다는 추정이다.
정 소장은 “소그드인이 능을 지키는 석상으로까지 등장하는 것은 당시 이들이 신라에 집단부락을 형성했을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라며 “『삼국사기』 김춘추전에도 소그드인 호위병 기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천마총의 천마도(5∼6세기)와 상원사 동종의 비천상(725), 성덕대왕 신종의 비천상(771) 등에서 보이는 ‘천마’ ‘비천’은 그리스·로마의 신화 속 영물로 설명했다. 신라의 장식보검(계림로단검)이나 80여 점의 유리그릇·구슬 등은 4∼5세기 지중해 연안에서 유행하던 양식이나 후기 로만글라스 유물로 분석했다. 또 가야와 신라에서 출토된 각배(角杯)는 전형적인 헬레니즘 공예로 그리스·로마 문화와 닿아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1965년 불국사에서 출토된 돌십자가(7∼8세기)와 경주 일원에서 발견된 성모 마리아상(7∼8세기) 등은 고대 동방기독교인 경교(景敎)의 신라 전래를 강력 시사한다는 주장이다. 중세 아랍 문헌에도 아랍·이슬람은 신라로부터 비단·검·도기 등 11종의 물품을 수입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우즈베키스탄 국립고고학연구소 압둘하미드 아나르바에브 부장과 자말리딘 미르자아흐베도브 지도연구원은 동서 교역의 핵심 역할을 한 소그드인이 신라까지 진출했다는 국내 학계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특히 괘릉의 무인석상을 처음 본 이들은 “소그드인이 틀림없다”며 “돌아가 비슷한 유물을 확인한 뒤 비교 논문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자말리딘은 삼국시대 조우관(鳥羽冠, 깃털을 꽂은 모자)을 쓴 사신도가 그려진 사마르칸트의 아프로시압 벽화 발굴에 참여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요즘 내년 이스탄불(터키)-경주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실크로드를 재정립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실크로드가 동로마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에서 시작해 동쪽 끝은 중국이 아닌 신라까지 이어졌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이를 위해 국제학술대회에 이어 내년 초에는 경주에서 사마르칸트를 거쳐 이스탄불까지 실크로드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경북도 이주석 행정부지사는 “천년 신라의 존속과 번영은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 교류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경주를 실크로드의 중심 도시로 육성해 실크로드 교류협력은 물론 경제통상 확대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