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새소식

[스크랩] 금관총·서봉총·금령총·식리총·황남리고분…신라왕릉 재발굴 연말에 첫삽

박근닷컴 2014. 11. 23. 20:08

금관총·서봉총·금령총·식리총·황남리고분…신라왕릉 재발굴 연말에 첫삽
중앙박물관, 금관총부터 시작해 5년간 재조사
일제강점기 부실발굴로 제대로된 보고서도 전무
추가유물 나올지 관심…경주시 고분공원 조성
2014.11.14.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서봉총 금관 1926년 출토 당시 모습.

 

1921년 경주시 노서동의 한 민가에서 집을 넓히려고 뒤뜰을 정리하다가 구슬을 발견해 신고한다. 조선총독부박물관의 직원 파견이 늦어지자 경주경찰서장과 경주보통학교장 등 문외한들이 나서 불과 4일 만에 유물 수습을 마친다. 눈에 보이는 것을 주워 담는 수준이었지만 최초의 금관(국보 87호)과 금허리띠 및 장식품 등을 찾아내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러나 현장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고 유물들 다수가 외부로 반출됐다. 일제강점기 약탈품으로 악명 높은 `오구라컬렉션`에만 금제장식 등 금관총 유물이 8개나 있다.

일제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부실 발굴로 전모를 알 수 없었던 신라왕릉급 무덤에 대한 재발굴 사업이 12월 본격 추진된다. 대상은 금관총(발굴 연도 1921년), 서봉총, 금령총(각 1926년), 식리총(1924년), 황남대총 옆의 황남리 고분(1926년) 등 총 5기 무덤이다. 이들 무덤은 사람 머리만 한 돌을 산더미처럼 쌓아올린 적석목곽분(5세기 마립간 시대의 독특한 무덤양식)이어서 도굴을 피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차적으로 다음달부터 금관총을 다시 발굴하기로 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미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의 금관총 현상변경 결정이 내려졌고, 매장분과의 발굴 허가를 받아 다음달부터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무덤들에서는 금관 3개가 나왔지만 당시 기술 부족으로 극히 일부분만 조사됐고 정리된 기록물도 매우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1926년 서봉총과 황남리 고분 발굴 과정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서봉총을 파보기로 마음먹은 모로가 히데오 경주박물관장은 발굴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경주역 확장사업을 진행 중이던 한 업체에 경주왕릉의 흙을 내다팔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 황남대총 옆 황남리 고분군을 대상으로 삼아 다이너마이트로 무덤을 폭파하자 토우(주술적 용도의 사람 또는 동물 형상) 수백 점이 마구 쏟아졌다. 뜻밖의 상황에 당황한 그는 황남리 고분의 흙을 채취하는 일을 중단하는 대신 서봉총 봉분을 내다팔아 발굴비용을 조달한다. 일제는 때마침 자신의 나라를 방문 중이던 스웨덴의 아돌프 구스타프 황태자를 경주로 불러들여 서봉총의 금관을 건져올리는 영광을 안겼다. 일제는 금관에 봉황 장식이 있고, 이를 스웨덴(瑞典·서전) 황태자가 수습했다고 해서 무덤 이름을 서봉총으로 정했다. 이 같은 퍼포먼스에도 서봉총은 발굴보고서조차 발간되지 않은 채 잊힌다.

1924년에 발굴한 금령총과 식리총은 조선총독부 지원으로 그나마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진 편이다. 금방울(金鈴·금령)이 출토됐다고 해서 금령총이 됐으며 역시 금관이 있었다. 식리총은 장례에 쓰인 신발인 식리(飾履)가 부장돼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박물관은 매년 1개 무덤씩 총 5개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발굴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유물이 수습될지 관심이 높다. 무덤들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됐는데도 구조가 다르다는 점이 확인되지만 이에 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김대환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1970년대 우리 정부가 발굴한 황남대총과 천마총만 하더라도 많이 다르다. 황남대총은 사후 세계에서 쓸 그릇을 보관하는 부각이 있지만 천마총은 그런 시설이 없다"며 "5개 무덤들도 차이가 클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무덤권 전역을 발굴하고 무덤의 양식 및 계통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모든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특별전을 열어 일반 국민에게도 결과물을 공개하기로 했다.

한편 경주시는 이와 연계해 재발굴이 끝나는 무덤 등을 포함해 고분 지역에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담는 `도심고분공원조성계획`을 올해 내로 수립한다. 여기에는 별도의 건물을 지어 출토품 등을 보관·전시하기로 하고 일부 무덤의 봉분은 해체하는 것도 포함될 예정이다.

[배한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경주학연구원 慶州學硏究院
글쓴이 : 마립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