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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안강 -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인터넷 스크랩글)

박근닷컴 2010. 6. 29. 00:57

<동경통지>라는 책에 의하면 신라 선덕왕 원년인 780년 중국 당나라 백우경이 신라에 망명와서 이곳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후에 이 집을 고쳐 정혜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13층이나 되는 다층탑이 없는데, 기록에 의하면 중국 황제를 위해 경주에 지은 망덕사에 13층 쌍탑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중국과 관련된 곳에서만 13층 탑이 나타나는 것을 볼때,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아니라 중국탑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이 탑도 경주에서 북쪽으로 떨어져서 나원백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을 볼때,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당대의 차이나타운이 여기에 조성되어 있었고, 그 중심이 되는 분이 백우경이며 이곳의 거주 중국인들이 중심이 되어 세운 탑이 정혜사탑이 아닐까 하고 감히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중국인이 세운, 중국적인 탑이니 우리나라 탑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탑이 완전히 중국의 전통 전탑이 아니고 그러한 모습을 한국적인 석탑으로 번안하여 만들은 독특한 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탑은 1층이 아주 크고 다른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람의 눈이 1층으로 집중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네번에 석재로 우주를 다음어 결구하였고, 안에도 문 모양으로 석재를 다듬어 결합하였네요.

 

중국식 전탑은 벽돌로 쌓다 보니 옥개석이 밖으로 많이 나올 수가 없지요. 그리고 층이 줄어드는 비례가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탑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지요. 1층만 빼고 나머지는 옥개석이 탑신보다 약간 밖으로 나오며 줄어드는 비례가 아주 약한 모습의 고층 탑이 된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탑이 중국에도 있는가 하는 것인데, 중국황실의 여름 별장인 피서산장이 있는 승덕(청더)에 이와 유사한 형태를 가진 목탑이 있습니다. 유리광13층탑인데 한번 비교해 보지요.

 

 

 

위 사진은 대원사에서 나온 <한옥의 조형의식, 신영훈 글, 김대벽 사진> 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참 많이 닮았지요. 중국에는 진짜 목탑은 응현탑 외에는 없고 나머지는 다 안에는 전탑이고 밖에 목재를 둘러서 만든 목탑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 갈 수가 없으며, 이렇게 1층에 퇴를 둘러서 비가 오던지 할 때도 참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분황사탑도 기단부가 밖으로 많이 나와 있으며, 사자가 떨어져서 있는 이유도 이렇게 퇴를 둘렀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