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전시·관람

邪惡도 물리친 ‘신라의 미소’

박근닷컴 2012. 11. 22. 16:45

 

 

 

 

‘신라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얼굴무늬수막새’가 올해로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에 기증된 지 40주년을 맞는다.

 

이 수막새는 원래 일제강점기인 1934년 당시 경주에서 살았던 일본인 의사 다나카 도시노부(田中敏信) 씨가 한 고물상에서 구입한 뒤 1944년 일본으로 돌아갈 때 갖고 갔던 유물이다. 하지만 1972년 10월 당시 박일훈 국립경주박물관장이 편지를 보내고 주변 지인을 통해 설득한 끝에 다나카 씨가 직접 이 수막새를 들고 박물관을 찾아와 기증했다.

천년 고도 경주의 상징물이 된 이 수막새가 국립경주박물관의 품에 안긴 지 40돌이 되는 것을 기념하는 작은 전시가 열린다. 국립경주박물관은 16일부터 11월25일까지 경북 경주시 일정로 박물관 미술관 2층에서 ‘얼굴무늬수막새:수증 40주년 기념’ 특집진열을 개최한다.

‘얼굴무늬수막새’를 비롯해 기와, 토기 등 사람 얼굴무늬가 표현된 신라의 미술품 7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기증자인 다나카 씨의 고마운 뜻을 기리며 ‘얼굴무늬수막새’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백제 지역에서 만들어진 얼굴 자료들도 함께 비교된다.

우선 삼국시대 제작 당시 ‘얼굴무늬수막새’가 있었던 위치를 살펴본다. 일제강점기 때 발견 장소가 경주읍 사정리(지금의 사정동)였다고 알려졌는데, 이곳은 신라 최초의 사찰인 흥륜사(興輪寺)가 있던 곳으로 한동안 전해왔으나, 근래 들어 영묘사(靈妙寺)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대 미술에서 사람 얼굴을 표현하는 것은 무언가를 바라는 주술적인 목적 또는 나쁜 것을 물리쳐 달라는 벽사적인 행위다.

신라의 ‘얼굴무늬수막새’는 험상궂거나 무서운 표정 대신에 웃음으로써 나쁜 것을 달래서 돌려보낸다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밖에 이번 전시에서는 ‘얼굴무늬수막새’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들이 사진자료로 제시된다. 054-740-7535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