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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실크로드 왕국으로 간 고구려 사신 얼굴, 서울서 생생 재현

박근닷컴 2015. 1. 1. 01:27

실크로드 왕국으로 간 고구려 사신 얼굴, 서울서 생생 재현

돌궐과 티베트에서 파견된 사신들을 옆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두 사신의 눈초리가 매섭다. 가는 눈매에 두 가닥의 새털로 된 '조우관(鳥羽冠)'을 머리에 쓴 모습이 왠지 친근하다. 여기에 둥근 손잡이의 칼 '환두대도(環頭大刀)'를 허리에 찼다. 이들은 7세기 중반 동아시아의 강국이던 고구려의 사신들. 무려 5000여 km 떨어진 실크로드 한복판의 사마르칸트에까지 와 있었던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 있는 아프라시아브 궁전 벽화 중 고구려 사신의 모습(위쪽 사진). 동북아역사재단의 복원작업을 거친 모사도(아래쪽 사진)는 사신의 디테일한 윤곽선과 채색을 살려냈다.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동북아역사재단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 있는 아프라시아브 궁전 서쪽 벽화의 모사 복원도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중앙아시아실에서 23일 공개했다. 현재 사마르칸트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벽화는 7세기 당시 이 지역 소그디아 왕국의 바르후만 왕이 서기 650년경 궁전 안에 그린 것이다. 아프라시아브 궁전은 이민족의 침략으로 폐허가 된 채 오랜 기간 땅속에 묻혀 있다가 구소련 시절이던 1965년 발견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09년 아프라시아브 벽화에 대한 종이 모사도를 들여와 국내에서 전시한 적은 있지만 원형 복원을 시도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황토로 지은 벽체 위에 그림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벽화의 느낌을 충분히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벽화 속 고구려 사신들의 모습은 표정부터 옷 주름까지 세세하게 복원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사마르칸트에 파견된 연구팀이 초고해상도 디지털카메라로 벽화를 찍은 뒤 현미경으로 그림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윤곽선의 흔적을 찾아냈다.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한 임권웅 중앙문화유산보존센터 원장은 "훼손이 특히 심한 고구려 사신 그림을 재현하기 위해 현미경으로 안료 색상과 붓 터치 등을 세밀하게 고증했다"고 설명했다.

서용 동덕여대 교수는 "1960년대 당시 구소련 연구팀은 서구적 얼굴로 고구려 사신들을 모사하는 오류를 범했다"며 "벽화 속에서 동양적 얼굴 윤곽선을 찾아내 고구려 사신들을 그릴 때 참고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출처 : 경주학연구원 慶州學硏究院
글쓴이 : 菊英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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