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관련자료

[우리 문화속 `용`의 모습]

박근닷컴 2012. 1. 2. 15:33

 

[우리 문화속 `용`의 모습]

↑ 머니투데이가 걸어온 지난 10년간 만나본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2012인이 `재도약의 2012년`을 기원하며 한마리 용을 형상화 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2012년은 `용의 해`다. 그것도 60년만에 찾아온 `흑룡해`다. 용은 기린·봉황·거북과 함께 전설 속 4가지 신령한 동물인 사령에 속한다. 십이간지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다.

몸은 거대한 뱀과 비슷한데 비늘과 4개의 발이 있으며, 머리는 낙타 같고 뿔은 사슴에, 귀는 소의 것에 가깝다. 깊은 못이나 늪, 호수, 바다 등 물속에서 살며 때로는 하늘로 올라가 풍운을 일으키기도 한다.

예로부터 용은 초능력을 가진 동물로 강력한 수호자나 길상자의 역할을 했다. 용은 자유롭게 모습을 바꿨다가 숨길 수도 있고 물과 바다를 다스리는 강력한 힘을 가진 동물이기 때문에 최대 권력자인 왕의 상징으로 쓰였다.

이처럼 동양에서는 용이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존재, 자연 등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존재였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드래곤이라 불리며 주로 악한 존재로 표현됐다. 동화속 공주를 납치하고, 기독교에서도 악의 화신으로 생각했다.

↑ 삼국유사
한국에서 용신에 대한 초기기록은 주로 건국신화에서 발견된다. 고구려의 주몽신화에서 `오룡거`라는 해모수의 수레를 끄는 동물, 그리고 주몽이 죽어 승천할 때 타고 올라간 동물도 용이다. 신라의 박혁거세신화에는 국모인 알영이 계룡의 몸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다. 그 밖에도 신라 석탈해왕, 백제 무왕, 고려 태조 왕건 역시 모두 용의 자손임을 내세웠다.

왕뿐만이 아니다. 신사임당은 흑룡이 바다에서 솟아 올라와 침실로 날아 들어오는 꿈을 꾸고 율곡 이이를 낳았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이이의 어릴 적 이름은 견룡이었다. 고려 마지막 충신인 정몽주의 태몽에도 용이 등장한다. 그래서 한때 이름이 몽룡이기도 했다. 홍길동전에서도 홍판서가 용꿈을 꾸고는 홍길동을 낳았다.

조선시대에 특히 용을 좋아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왕이 집무를 봤던 경복궁 근정전 천장에 발톱이 7개 달린 칠조룡을 그려놓았고 경회루 연못에는 구리로 만든 용 2마리를 넣기도 했다.

임금과 관련된 물건에도 용이 빠지지 않는다. 아니 용 자체가 왕을 상징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함부로 용이 들어간 물건이나 말을 사용하지 못했다. △용안: 임금의 얼굴 △용가: 임금이 타는 수레 △용교의: 임금이 앉는 의자 △용궐: 궁궐의 경칭 △용루: 임금의 눈물 △용수: 임금의 수염 △용주: 임금이 타는 배 △용평상: 임금이 앉는 평상 △용포: 임금이 입는 정복 등이 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하고 만든 `용비어천가`에서 나오는 해동 육룡 역시 선대왕 등 세종대왕의 선조들을 뜻한다.

↑ 민화 속에 나타난 `용`

 

민화나 문학 서예 전통회화 속에도 용은 친근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용(龍) 글자는 예부터 서예가들이 즐겨 쓰던 글씨였고 용 그림을 대신해 표현하기도 했다. 용은 벽사용으로 용 그림은 오복을 불러오고 사귀를 물리치며 집안을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용 그림은 구름이나 파도 속에서 용의 승천하는 것이 대표적이며 용은 대체로 파도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용띠 태생인 단재 신채호 선생(1880~1936)은 유고로 장편소설 `용과 용의 대격전`을 남겼다. 동양의 용 미리와 서양의 용 드래곤이 격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미리가 끊임없이 민중을 억누르는 봉건주의 압제자의 대표라면, 드래곤은 지상의 민중혁명을 구현해 가는 지도자로 볼 수 있다. 오래된 작품 속에서 이 시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엿볼 수 있다.

↑ `한국경제, 흑룡의 기상으로 승천하라!`


2012년 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가 밝았다. 60년만에 돌아온 흑룡의 해. 일본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김정일 사망 등으로 내내 불안했던 경제도 증시도 두려울 것 없는 한마리 용처럼 힘차게 승천하길 기원한다.

머니투데이가 걸어온 지난 10년간 만나본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2012인이 `재도약의 2012년`을 기원하며 한마리 용을 형상화 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