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관련자료

만리장성 길이를 기존보다 크게 늘려 발표해

박근닷컴 2012. 6. 7. 21:49

“관련 유적 4만여개 추가 확인”
‘애초 총길이 2만1196㎞’ 주장
명·고구려 등 유물로 왜곡나서
만리장성〈한겨레〉 자료사진

중국 당국이 만리장성 길이를 기존보다 크게 늘려 발표해, 옛 고구려와 발해의 영역까지 포함시켰다.

국가문물국(한국의 문화재청에 해당)은 2007년부터 진행한 고고학 조사 결과 역대 만리장성의 총길이가 2만1196.18㎞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고 공산당 기관지 <광명일보> 등이 6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이전에 발표한 만리장성 길이의 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국가문물국 퉁밍캉 부국장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만리장성이 현 중국의 가장 서쪽인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시작해 칭하이성, 간쑤성, 닝샤후이족자치구, 산시(陝西)성, 허난성, 산시(山西)성, 네이멍구자치구, 허난성, 허베이성, 베이징시, 톈진시, 랴오닝성, 지린성을 거쳐 동북쪽 끝의 헤이룽장성까지 15개 성·시·자치구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에서 모두 4만3721개의 만리장성 유적지를 새로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북부의 전 지역에 만리장성이 존재했다는 주장이다. 중국 정부가 역대 만리장성에 대한 종합적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중국은 2006년 국무원 명의로 ‘(만리)장성 보호조례’를 제정하면서 만리장성의 길이를 계속 늘려 발표해 왔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만리장성의 동쪽 끝은 베이징에서 멀지 않은 허베이성 산하이관(산해관)이라는 게 정설이었으나, 2009년엔 랴오닝성 단둥의 고구려성 박작성이 만리장성의 일부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만리장성 동단 기점’이라는 대형 표지판을 박작성에 세우기도 했다. 이후에도 중국은 고구려의 발원지인 백두산 근처 지린성 퉁화현에서 진한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만리장성 유적이 발굴됐다고 발표했다.

한국 학계에서는 중국이 새로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만리장성 유적들이 기존 만리장성의 개념과 전혀 다른 고구려의 유적들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의 ‘만리장성 늘리기’ 행보는 결국 옛 고구려와 발해 지역을 비롯해,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신장, 티베트 지역 등이 과거부터 중화민족의 통치권에 속했다고 주장할 근거를 축적하는 차원의 ‘역사 왜곡’이라는 것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