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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목조건축-유홍준 국보순례

박근닷컴 2012. 11. 22. 23:51

 

[유홍준의 국보순례] [17] 최고령 목조건축

  • 입력 : 2009.07.22 23:02 / 수정 : 2009.07.27 11:01
 

지난 회 국보순례에서 안동 봉정사(鳳停寺)를 이야기하면서 머물 정(停)자를 정자 정(亭)자로 잘못 표기한 것을 눈 밝은 독자의 가르침으로 알게 되었다. 봉정사는 절집이 들어앉은 지세가 마치 봉황새가 머물고 있는 듯하다고 하여 이런 이름을 얻었다.

또 지난번에 이 절의 극락전이 우리나라 최고령(最古齡) 목조건축(木造建築)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한 독자의 질문이 있었다. 충남 예산에 사신다는 이분은 자신의 고향에 있는 수덕사(修德寺) 대웅전의 문화재 안내판에 가장 오래됐다고 쓰여 있다며 항의성 반론을 폈다. 이참에 최고령 목조건축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국보에 대한 상식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현재 삼국 및 통일신라 시대 목조건축으로 남아 있는 것은 없다. 고려시대 목조건축으로는 봉정사 극락전, 수덕사 대웅전 이외에 영주 부석사(浮石寺) 무량수전(無量壽殿)과 조사당(祖師堂), 강릉 객사문(客舍門) 등 남한에 5채가 있고, 북한에는 황해도에 성불사(成佛寺) 응진전(應眞殿)과 심원사(心源寺) 보광전(寶光殿) 2채가 남아 있다.

이 중 수덕사 대웅전은 1937년 해체 수리 때 "1308년 4월 17일 기둥을 세우다(立柱)"라는 묵서명(墨書銘)이 발견되어 창건 연대가 명확히 밝혀진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으로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집을 최고령이라고는 할 수 없다. 부석사 무량수전은 1916년 해체 중수 때 1376년에 중건되었다는 묵서명이 발견되었는데 옛날에는 보통 100년 내지 150년 만에 건물을 보수하였다. 그래서 부석사 무량수전은 한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으로 불리었던 것이다.

그런데 1971년, 봉정사 극락전 해체 수리 때 대들보 위에 얹혀 있는 건축부재(중도리)에서 "능인(能仁) 대덕(大德)이 신라 때 창건한 후 여섯 차례 중수(重修)했고 1363년에 축담(竺曇) 선사가 다시 중수했다"라는 기문(記文)이 발견되었다. 비록 창건 연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 중건 연대가 부석사 무량수전보다 13년 앞선 데다 건축양식이 고식(古式)이어서 이후 건축사가들은 이 건물을 우리나라 최고령 목조건축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