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성리신라비’. 이 비석은 2일부터 9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직접 볼 수 있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
발견 직후 이 비석을 분석해 온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비문을 판독한 결과 기존에 발견된 ‘영일 냉수리신라비’(국보 제264호)와 마찬가지로 “재물과 관련된 소송의 평결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2일 밝혔다.
연구소는 비석에는 “과거 모단벌(인명으로 추정)의 것을 다른 사람이 빼앗았는데 진상을 조사하여 진실을 밝혀 본래의 주인에게 되돌려 주며, 향후 재론을 못하도록 한다”는 평결 내용을 적었으며, 이런 평결이 나오기까지 과정 등을 밝혀 현지인 등과 후세에 경계를 삼는 내용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 비석은 발견 당시에는 ‘학성리비’로 보고됐지만, 발견 지점이 학성리가 아닌 중성리로 확인돼 명칭이 ‘포항 중성리신라비’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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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면 맨 위쪽 일부와 우측면 일부가 떨어져 나갔을 뿐, 글자 대부분은 판독이 가능할 정도로 양호한 상태다. 제작 시기는 논란이 있지만 비문 첫 대목에 신사(辛巳)라는 간지가 보이며, 비문 내용이나 표기법 등으로 볼 때, 신라 지증왕 2년(501년)보다 늦을 수는 없고, 이보다 60년이 빠른 441년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소는 “중성리비는 지금까지 최고(最古)의 신라비로 알려진 영일 냉수리비가 503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현존하는 최고 신라비가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포항 중성리신라비’라는 보고서를 내는 한편, 연구소 홈페이지(www.gcp.go.kr)에 원문을 공개했다. 연구소는 또 관련 학술 심포지엄을 3일 오전 10시 경주 보문단지 드림센터에서 연다.
송의호 기자